본문 바로가기
해외생활/일본 생활

일본 유학 : 마무리 후기

by GN5 2021. 12. 18.

일본으로 교환유학을 다녀오면서 달라진 것들, 조금 더 현명하게 선택했다면 어땠을까에 대한 후회들을 객관적으로 정리해보자. 혹시 유학을 가있거나 갈 예정인 사람들에게는 좋은 참고 자료라고 생각하고 자세히 써보겠다.

 

 

유학기간

  • 2015년 3월부터 2016년 2월까지 

 

어떻게 일본 교환학생을 하게 되었나?

유학 가기 전에 내 일본어 스펙

일본 유학 결정이 났을 당시 내 일본어 스펙은 자격증조차 가지고 있지 않고 히라가나밖에 몰랐으며, 듣기 실력은 일본인이 일본어로 말하는 것을 들었을 때 기준으로 대략 30~50% 정도 알아듣는 수준이었다. 이런 내가 어떻게 일본 교환유학생을 가게 되었냐? 고 생각할 수 있다. 왜냐하면 유학은 스펙 좋은 사람들만 가는 것이라 생각하는 사람이 많으니까. 이 말을 하기 전에 유학 오기 전의 내 상황을 조금 풀어서 설명할 필요가 있다.

지방대

내가 다녔던 대학은 소위 말하는 지방 대학교, 즉 지잡대였다. 나는 공부도 그다지 잘하지 못했던 사람이고 그렇다고 일본어를 잘하는 사람도 아니었다. 학과도 일본어와 관계없는 신방과(신문방송학과)였는데, 그래서 군 전역 후에 방송과 관련된 일을 하겠거니 싶어 스펙을 쌓기 위해 바로 대학교 학생기자를 지원해 거기서 열정 페이로 엄청 일했었다.

나의 신념 혹은 규칙

지금도 그렇고 이때도 그렇고 나에게는 한 가지 신념이라고 해야 하나 규칙이 있다. 바로 어떤 선택의 상황이 올 때 두려움에 선택을 유보해서 미뤘던 선택에 대해서 만약 했으면 어땠을까 하고 후회하는 것보다 차라리 선택해서 어떤 결과가 나오든 결과로부터 오는 후회를 하자고. 이 생각을 하게 된 이유가 있는데 학생기자를 하던 당시 일본 유학 신청글을 봤을 때였다.

일본 교환유학생 모집글

일본 교환유학생 모집에 대한 글이었는데 일본에 대해 관심은 어느 정도 있었던 나는 필수 스펙에 일본어 자격증 JLPT 3급이라고 쓰여있는 것을 보고 그냥 포기했었는데, 그 후로 그 선택에 대해서 두고두고 후회를 했었다. 그때로부터 다음 해에 똑같은 모집글을 보고 지원을 하게 되었고 면접을 보러 갔다. 면접관은 3명이었는데 다 일본어학과 교수였고, 위에 말한 것처럼 내 일본어 스펙은 처참했기에 나는 오로지 내 열정만으로 어필할 수밖에 없었다. 지원을 하고 이제 후련하게 미련 없이 포기하고 있다가 뜬금없이 합격 전화가 오게 되었고 (나중에 사정을 들어보니 티오가 4명이 났었는데 지원자가 정확히 4명이라 타 학과인 나도 자연스럽게 갈 수 있게 되었다고) 나는 일본 도쿄로 가게 되었다.

일본 유학 자체는 가기로 한 날짜로부터 반년 전에 결정이 나서, 그 후에 교환유학을 오기 2개월 전에 따로 노력해서 학교의 지원을 얻어 일주일 정도 일본 여행을 가긴 했다.

 

 

배웠던 것들 (스펙)

길게 말하자면 유학을 갔다 오고 나서 나에게 남은 것들을 말할 수 있겠다. 

  • 우물 안의 개구리였던 국제적인 감각, 생각의 크기를 넓히게 되었다.
  • 일본인뿐만 아니라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과 교분
  • JLPT 2급
  • 해외에서 생활했던 경험(그 나라의 법과 문화, 행정시스템, 사는 방식 등)

첫 번째 생각의 크기, 이건 진짜 해외에 여행이라도 나가보지 않으면 공감하지 못할 감정이다. 한국에서는 우리가 그 나라의 국민이니까 자연스럽게 법도 우리에 맞게 짜여있고, 문화 또한 그렇다. 하지만 해외에 나가는 순간 우리는 이방인이고 모든지 배워야 하는 입장으로 바뀌게 된다. 사회적으로 약자가 되는 것이다. 모든 것이 낯설기에 하나하나씩 배워나가는 그 감정이 생각의 크기를 넓혀준다.

두 번째 일본인 포함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과 교분. 나랑 같이 오게 된 유학생들은 일본어학과여서 처음부터 일본어 실력이 어느 정도 되니 일본대학교에서의 강의를 들었지만, 나처럼 일본어가 안 되는 사람도 꽤 많아서 그런 사람들은 모아서 일본어를 가르쳐주는 어학원도 따로 존재하고 있었다. 그곳에는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이 있었는데, 나는 개인적으로 대학교 생활보다 이곳이 더 좋았다. 그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이 일본어로 서로 의사소통하면서 친해지는 그 과정이 지금도 조금 그립기도 하다.

세 번째 자격증. JLPT 2급. 사실 뭣도 모르던 시절엔, 1년 공부하면 1급 따지 않을 거라고 생각해서 1급 딸 거라고 했지만, 내 머리가 나빠서 인지 불가능했다. 한 단계 낮춰 2급은 그래도 딸 수 있었다. 유학 끝내고 얻어간 게 자격증이다. 자격증은 꼭 따길 추천한다.

네 번째 해외생활 경험. 보통 교환학생으로 오긴 하지만, 이 나이 때의 사람들이 자취를 해본 경험을 가진 사람이 얼마나 될까, 스스로 세탁기를 돌려서 빨래를 해보거나 음식을 차려보거나 생필품을 사러 가거나 등 이런 경험 자체도 극히 드물 것이다. 나를 챙겨주는 부모님이 없으니까. 온전히 스스로를 스스로가 책임졌던 그 기간들이 돌아온다면 참 소중했던 경험으로 남아 나를 지탱해줬다.

후회했던 점

부족했던 언어에 대한 집중으로 인해 일본 사람들과 잘 어울리지 못한 것이 나에게 있어서 후회스러웠던 점이다. 하지만 선택과 집중이라는 말이 있지 않나. 시간은 한정적이니까. 소중하고 가치 있게 써야 한다. 후회는 하지만 당시의 나에게 있어 잘했던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조언 혹은 충고

  • 눈치 보지 말고 하고 싶은데로 할 것.
    • 같은 한국사람끼리 눈치를 보는 경우가 굉장히 많다. 어차피 돌아가서 안 볼 사람들이라고 생각해라. 친해져서 볼 사람들은 또 보면서 연락할 수 있겠지만 대부분 이후로 관계가 끊어지게 된다.
  • 자격증은 꼭 하나쯤 가지고 돌아갈 것.
    • 어차피 회화 가능하면 끝 아니냐고 안 따는 사람들 많이 봤다. 하지만 한국은 자격증 사회다. 일본에 있을 때 일본어 실력이 지금의 내가 가지고 있는 최상의 실력이다. 한국 돌아오면 점점 줄어들게 되니까 따두자.
  • 해당 나라의 관광지, 행사, 이벤트 있는 곳은 무조건 가서 경험해볼 것.
    • 돈 없다고 안 돌아다니거나 그런 것은 핑계다. 돈 없이도 할 수 있는 것은 찾아보면 꽤 많다. 
  • 대략적이라도 유학 계획을 짜둘 것.
    • 준비는 꼼꼼히 할수록 후회가 없다. 나 또한 가기 전에 갔다 온 선배들을 붙잡아서 갔다 오고 나서 후회되는 것이 무엇인지 많이 물어보고 다녔다.

 

정리

후회와 깨달음은 언제나 늦게 온다는 말이 있다. 이 점을 가슴에 새기고 유학생활 즐겁게 보냈다. 많이 놀러 다녔고 겪었고 알바도 해보고 이런 즐거운 경험들 덕분에 일본 취업도 결심하게 돼서 했었었다. 이 썰은 다른 곳에 올릴 예정이니 읽어보면 된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