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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일, 이면, 다수와 소수, 감사합니다, 넋두리, 순간, 쓸데없는 희망, 순간, 확신(2013)

by GN5 2021. 12. 11.

생일

군 복무 중에 두 번의 생일을 맞았던 기억이 난다. 그 두 번의 기억 중 아직 뇌리에 박혀 있는 기억의 선명함은 틀림없이 후자의 기억이다. 그냥 축하하단 말이라도 듣고 싶어 가볍게 흘렸던 나의 생일을 누구도 알아주지 않고 알았어도 모른 척, 누군가 해주겠지라는 무심함에, 듣지 못한 그날의 흔한 말. '생일 축하해..' 그 말은 그날 내가 가장 듣고 싶었던 말이었다.

매 년 맞이했던 생일에서 당연스레 오늘 또한 의레적으로나마 축하를 받겠지라고 짐작했지만 그 축하조차 사치였던 것일까? 그때부터였을 것이다. 내가 주위를 돌아보기 시작한 건.. 평소에 SNS에서 말조차 하지 않았던 사이더라도, 그냥 아는 얼굴. 어색한 사이. 친추만 했던 사람일지라도 오늘이 생일이라고 알려줬을 땐, 어김없이 '생일 축하해'라는 말을 남겨주었다.

알지 못했다. 혹은 알고도 모른척했다란 인식이 얼마나 무섭고 잔인한 것인지를...그때 알았으니까. 결심했던 것이다. 귀찮을 지라도 이렇게 남겨주는 글 한마디가 얼마나 소중한 가를. 경험을 통해 배웠으니까. 친한 사람의 생일은 기억해두고 메모해두자. 그렇게 하다 보면 적어도 내 생일엔 두 번 다시 그런 일이 오지 않겠지?

말뿐인 감사라도, 아니 말뿐인 감사 자체가 얼마나 고마운 것인지를 알아버린 나니까.. 그 날 봤던 화창한 하늘이 차갑게 시려진 마음을 거세게 내리쳤다. 유난히 감싸 안았던 그 날의 고독에 아직도 가슴에 메인다. 잊히지 않은 것일까. 묵묵히 견뎌냈던 게 오히려 해가 된 것일까. 그래도 이번 생일은 가족이 있어서 행복하다. - 13.01.29


이면

대다수의 사람들은 항상 그래. 붕 떠오른 쟁점 앞에서 자기가 판단한게 옳다며 거기에 대해 의심조차 품지 않아. 당신이 접한 정보가 얼마나 편협한 시각에서 나온 것인지 의문조차 품지 못한 채 그것만이 진실이라고 여기며 다른 사람을 몰아붙이지.

떠오른 쟁점에 대해서 때때로 그 이면에게 고개를 내밀었을 때 볼 수 있는 진실은 정말 시리도록 무서운 것일지도 몰라. 하지만 대다수의 사람들, 대중은 그 무서움조차 인지하지 못해. 알려고 하질 않아. 그저 던져주는 정보에 대해서 멋대로 판단하고 멋대로 비판할 뿐.

결국 나도 똑같아.. 가릴 때로 가려져 거짓조차 진실이라고 믿는 이 세상에서, 오롯이 진실만을 꿰뚫는 눈을 언제쯤 갖게 되는 걸까. - 13.1.31


다수와 소수 

한 자기 계발서에서 "소수란 준비된 시련이 많아 더욱 높이 비상할 가능성을 지녔다."라는 글을 읽은 적이 있다.

소수란 언제나 핍박받고 비난받고 차별이라는 족쇄가 따라다닌다. 다수와 소수. 너는 어느 쪽인가. 시련은 내가 극복할 수 있기에 오는 것이라고 했다. 끝없는 절망 속에서도 희망이 있다는 걸 알았 듯이 시련 속에서 깨달음이 있는 것이다.

난 소수가 되겠다. 생각 없는 다수보단 생각 있는 소수가 되겠다. '같다'와 '다르다'의 인식 차이를 구별하지 못하는 다수보단 시련이라는 해일에 몸을 맡겨 깨달음을 얻는 소수가 되겠다. 결국, 이 지구 속에서 부자는 소수이고 교육받은 사람도 소수, 행복한 사람도 소수이다. 역설적이게도 평범은 다수. 다수는 행복할 수 없다.

생각을 거세시킨 다수는 그저 현실을 살 뿐이지만, 시련에 휩쓸리는 소수는 미래를 무한히 욕망한다. 그렇기에 다수는 평범한 것이고 소수는 특별한 것이다. 자신감을 가져라. 소수는 핍박의 의미가 아니다. 소수는 특별함이다. - 13.05.19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단순하지만 남이 베푼 친절에 대해 감사하다고 답변한 적이 몇 번이나 있었을까. 괜히 귀찮다고, 알고 있겠지. 지레짐작으로. 넘어갔었던, 그랬던 철없고 단순한 어린 시절이 있었다.

감사합니다. 요즘은 그런 마음으로 살고 있다. 내가 이곳에 존재하고 있다는 것에. 숨 쉬고 있다는 것에. 무언가를 배우고 있다는 것에. 웃을 수 있다는 것에. 인간관계를 맺을 수 있다는 것에.

내가 한 발자국씩 나가고 있다는 것에, 감사한다고, 그렇게 살고 있다. - 13.05.26


넋두리

그러고 보면 참 자연스럽게 거짓말했던 것 같다.

두려워서. 진심으로 말했을 때, 진심으로 말한 위로의 이면이 무심코 나를 찌를까 봐, 미리 진실에 거짓을 섞었던 것이다.

시큼한 진실에 달콤한 거짓을 섞어, 말을 하는 당사자조차 달콤함에 취했던 것과 같이. 바보 같게도 그게 옳지 않다는 걸 알고 있음에도. '미지(未知)'라는 두려움에 나를 먹혀버렸던 것이다.

알 수 없다. 이 말은, 특히 인간관계에선 최악의 두려움을 안겨주니까. - 13.07.21


순간

초심을 놓치는 건, 언제나 잘 보이려는 마음이 드는 순간이었다. 내 진심에 충실하자는 마음을 떠나, 반응을 의식하는 순간이었다. - 12.06.03 


희망, 쓸데없는

싫다고 표현하는 것보다 무관심이 사람을 더 잔인하게 짓밟고 비참하게 만든다는 것. 무관심을 통해 그것이 얼마나 무서운지 스스로 알게 되었으니, 차라리 싸구려 동정심이라도 건네주자. 그렇게라도 무관심에서 해방시켜주자.

때때로 쓸데없는 희망은, 절망보다 더 단단하니까. - 13.08.08


확신

사람들은 참 알다가도 모르겠어. 하긴 살다 보면 확신이라는 감정을 가지고 결정을 내렸던 때가 몇 번이나 있었나. 많이 없었어. 아니 한두 번? 있었나. 군대에서 나를 변혁시키자고 스스로 다짐했을 때, 그리고 경험의 중요성을 알았을 때. - 13.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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